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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코쿠

[다카마쓰] 짧지만 알찬 우동버스 투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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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에 짐을 맡기고 좀 쉰 후에 우동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우동버스는 다카마쓰 역 앞 버스 9번 버스 플랫폼에서 탑승하게 됩니다. 지도 상으로는 잘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카마쓰 역전도 워낙 작고 해서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9번 플랫폼 안에 있는 우동투어 코스입니다.

 

 보시다시피 우동투어는 전일투어와 반일투어 코스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전일투어 요금은 1500엔 반일투어 요금은 1000엔이 됩니다. 둘 다 우동집 두군데를 방문하고 전일투어는 관광지 세 곳(마루가메성, 마루가메 미술관, 젠쓰지), 반일투어는 한 곳(리쓰린 공원)을 방문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예약 방법은 이 블로그(클릭) 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우동 투어가 참 괜찮은게 반일투어는 비행기 도착 시간에 맞춰져서 도착한 당일에도 이용이 가능하고, 전일투어와 반일투어 코스도 다르기 때문에 우동만 좋아하시다면 두 번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해놨습니다. 리무진 버스도 그렇고 우동투어도 그렇고 소도시에서 적은 자원을 이용해서 효율적인 관광 코스를 잘 만들어놓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동투어를 예약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버스 이용료만 지불하게 되는 셈이고, 우동가게에서 식사 비용이나 관광지 입장료 등은 따로 지불해야 합니다. 보니까 관광지 입장은 쿠폰을 챙겨서 무료로 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저는 챙기지 못해서 눈물만 삼켰습니다 ㅠㅠ)



 대충 요런 코스로 움직이게 됩니다.




 시간이 되자 버스가 들어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더군요. 저희를 포함해서 총 9명이었는데 일본인 한 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한국분들이었습니다.




 커버도 귀엽네요. 우동현이라니. 



 일정을 함께 해주실 가이드분입니다. 한국어는 못하시고 일본어와 간단한 영어로 가이드를 해주십니다. 



 우동 메뉴에 대한 설명도 읽을 수 있습니다. 가이드분이 추천메뉴를 설명해주시지만 어떤 우동인지 이름이라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아무래도 다카마츠에서는 우동을 많이 이 먹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목요일 반일 코스의 첫번째 우동집인 기요미즈야(清水屋)에 도착했습니다. 타베로그 평점 3.52 (링크)나 되는 집이네요. 본고장의 우동은 어떤지 기대가 됩니다. 두근두근. 




 사누키 우동 어워드에서 상도 받았나 봅니다. '내가 좋아하는 가게'라는 귀여운 이름의 상도 수상했나봅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면을 썰고 계신 아저씨가 보이네요. 저렇게 써시다가 나중에는 보지도 않고 썰어내시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메뉴를 보고 할머니께 주문해서 우동을 받은 후에 사이드로 먹을 튀김까지 고르고 계산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가이드 아저씨가 추천해준 우동 넘버원이였던 니쿠다마 붓카게 우동과 넘버 쓰리였던 카레 우동을 시켰습니다.




 우동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본토의 우동은 역시나 좋네요. 뭐랄까요. 처음에는 한국에서 먹었던 맛있는 우동보다 조금 더 맛있는 느낌이랄까. 처음에는 생각보다는 엄청나지는 않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쫀득한 면발을 씹을수록 왜 때문인지 자꾸 젓가락이 가게됩니다. 



 가게에 한 가득 걸려있는 연예인들의 싸인이 이 집의 유명세를 말해주는 듯 합니다.




 우동을 금방 비우고 시간이 남아 화장실도 갈 겸 건너편의 건물로 향합니다. 1층에는 나카노 우동학교라고 쓰여있고, 2층은 나카노야 다카마쓰라고 되어있네요. 나카노 스타일의 우동이 따로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사누키 우동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곳이라고 합니다. 건물 상단에 장대가 인상적입니다. 




 내부 상점에서 팔고 있는 시코쿠 한정 코카콜라. 요코하마에서도 봤던 것 같은데 일본은 이렇게 그 지역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잘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단순한 콜라 하나지만 이 지역을 방문할 이유가 하나 되기도 하는 거지요. 물론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이 쪽에도 우동학교를 수료한 분들의 사인이 한가득 걸려있습니다.



 다카마쓰가 있는 카가와현이 얼마나 대단한 곳이냐하면 이렇게 화장실에 까지 우동 포스터가 붙여져 있습니다. 아아... 다카마쓰 너란 곳..



 다시 버스에 탑승하고 다음 우동가게로 이동합니다. 이동 중에 가이드님이 우동 패스포트라는 걸 주시네요. 안에는 우동할인 쿠폰들이 들어있습니다. 다카마쓰에서 짧게 있었던 터라 잘 사용하지는 못했네요.




 다음 가게는 '이타다키 우동 구'라는 곳 입니다. 주인분이 원래 일식을 하셨던 분이라고 하시네요. 생긴지 1년 정도 밖에 안된 신생 우동집이라고 합니다. 



 시스템은 다 비슷하네요. 1. 우동을 주문한 후에 2. 우동을 받고 3. 튀김 등 사이드를 접시에 담은 후에 계산을 하게 됩니다.



 가이드 분의 추천은 니쿠다마 붓카게 우동이었지만 이 가게만의 독특한 우동이 있다고 해서 시켜보았습니다. 확실히 계란 지단을 위에 올린 모습이 특이하네요. 하지만 맛은 첫번째 가게가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우동 대신 튀김을 시켜보았습니다.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 처럼 한번 더 따뜻하게 데워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도 몰라서 부탁은 못하고 열심히 먹었네요. 생각해보니 일본에서는 튀김을 우동에 올려서 먹는 식이라 개념이 다른 건가 싶기도 합니다 


 배가 불렀으니 이제 소화를 시킬 차례입니다. 



 티켓을 끊고 리쓰린 공원으로 입장합니다. 한국인분들 중에서는 저희만 요금을 낸 거 같아요 ㅠㅠ 그래도 투어 중이라 그런지 할인은 약간 해주네요. 




 이나리야산을 뒤로 두고 펼처진 정원의 모습이 입장하자마자 가슴을 탁 트이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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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시간 남짓 리쓰린 공원을 돌아봤습니다. 보는 재미, 산책하는 재미가 있는 공원입니다. 저도 일본의 정원을 몇군데 가보았지만 교토의 정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멋진 곳이었습니다. 괜히 미슐랭 그린 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곳이 아니네요. 우동버스가 아니더라도 다카마쓰를 여행하는 분들이라면 꼭 들러봐야할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이 되면 공원 구경을 더 하고 싶은 분들은 남고 나머지 분들은 원래 탑승했던 역으로 데려다줍니다. 공원을 돌기에 한시간은 부족해서인지 돌아오는 버스를 안타신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우동 버스는 버스 운영 시간이 아주 적당해서 다카마쓰에 도착한 당일에 이용하기에도 무리가 없고, 반일투어와 전일투어, 그리고 요일별로 들리는 우동집과 스팟도 다르다보니 여러번 이용도 가능한 곳 입니다. 저도 시간만 있다면 반일투어 한 번, 전일투어 한 번 이렇게 다녀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동버스를 타면서도 느낀 거지만 다카마쓰는 여행객들을 위한 준비를 잘 해놓은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고 조용한 소도시가 여행객을 잡으려면 이렇게 해야된다라는 느낌입니다. 


 우동투어가 끝나고 다시 한적한 다카마쓰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천천히 여유있게 느릿느릿 머리를 비우고 다카마쓰의 밤을 즐길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