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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Chop, Chop

[압구정] 우마텐과 우마텐 EL - 우리가 본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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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텐동이 먹고 싶어져서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이 강북권(홍대나 종로 쪽)이었는데

강남권에서 발견한 곳이 압구정에 위치한 우마텐이었음. 

 

그래서 부랴부랴 퇴근하고 버스타고 갔더니만 

 

재료가 소진되어 영업이 종료되었다는 거임. 

알고보니 점심 50인, 저녁 50인 이렇게만 파는 곳이었던 것. 

 

그래 나도 곤조있는 사장님 좋아하는데

날은 춥고 옆에 있는 처자식은 배고프다고 난리를 치고

꽃샘추위에 차가운 손을 이끌고 어디든 가야했는데

 

그래서 찾아보니 우마텐 EL이라는 분점이 있는거임. 

거리도 생각보다는 멀지 않았고 걸어서 20분 정도. 

그래서 그 곳으로 바로 향했음.

 

우마텐 EL에 도착. EL은 Enter Lounge라는 뜻이라고 함. 

 

생각보다 넓은 업장.  사실 이게 문제의 발단인 줄은 그 때는 알 수가 없었다.

 

들어가니 서빙하는 분이

'주문이 밀려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30~40분 정도 기다려야 될 것 같다'

라는 얘기를 해주시네. 

 

이 때 살짝 이해가 안갔던게

그 때 주문이 안나온 테이블이 세팀 총 7명 정도가 있었는데,

테이블 셋 때문에 밀려서 30분을 기다린다는 게 이해가 잘 안갔음.

 

그래 아무튼 여기서 다른 데를 갈 수도 없고 알겠다고 하고 자리에 앉았음.

 

이 때부터 이어지는 긴 기다림의 시간. 

텐동이 나오기까지 기다린 시간을 제어보니 45분이 걸림.

물론 그 전에 시켰던 자완무시나 바질 토마토가 조금 먼저 나오긴했지만,

테이블 4개 텐동을 내는데 45분이라니.
솔직히 기다린 것도 기다린 건데 이 회전율로 영업이 가능한 건지 궁금할 정도였음. 

텐동이 나온 시각이 오후 9시 15분 정도.

이 때까지 저녁을 못 먹고 있었으니 웬만한 음식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시간임. 

먼저 나온 자완무시와 바질 토마토. 

사실 비쥬얼 때문에 기대를 했던 녀석들이기도 한데. 

 

자완무시를 입에 넣는 순간 아차 싶은 느낌이 들어버리는.

이 어설픔은 뭔지.
적당히 간이 되어 있어서 먹을만하긴 한데. 어디선가 맹맹함이 느껴지는.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맛이었음.

 

바질 토마토의 경우에도 토마토와 함께 특유의 향을 내는데 

향이 살짝 겉도는 느낌이 들었음.

 

그래. 이 정도면 맛이 없는 건 아니잖아. 텐동이 감동을 줄 거야. 

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텐동을 기다리고 있을 때 

텐동이 나왔음. 요쪽은 기본인 우마텐동 9000원.

 

이 쪽은 붕장어와 새우가 함께 나오는 스페셜 텐동 16000원.

 

먹어보니,

생각보다 평범했다.
새우튀김은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새우튀김이었고,
채소튀김은 그냥 채소튀김. 밥도 그냥 간장밥. 

온센다마고는 그냥 반숙란 느낌.
튀김은 바삭하지도 않았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식어서 나온 느낌.

솔직히 쩌는 비쥬얼에 비해 분식집 튀김맛과 다른 점을 느낄 수 없었던.

 

맛이 없진 않았다. 분식집 튀김도 당연히 맛있다. 

그렇지만

텐동 전문점이라는 이름에 거는 기대에 비해서는 너무나 평범하지 않았나 싶었다.

 

나는 오늘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었다.

요리사가 바뀌었다던가. 업장 내부 사정이 있다던가.

그래서 알바생에게 원래 이렇게 돌아가는지 물어봤는데, 말하는 걸로 봐선 항상 이렇게 웨이팅도 있었고 평상시랑 다르지 않았던 것 같았다.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랬구나. 뭔가 실망감이 더 커져버리는. 

 

실망감이 커지면서

뭔가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원래 이런 곳인지, 본점의 맛도 이럴지. 

약간의 오기도 생겨버렸는지. 

 

그래서 다다음날 오전에 다시 본점을 찾았다. 

일요일 오픈 20분 전에 왔음에도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었고 오픈 시간이 되니 10명 이상이 있었던 것 같음.

 

착석.

튀김을 만드는데 20분 정도 걸릴 거라고 얘기해준다.

 

기본 메뉴는 EL과 같았고 EL에 있는 몇가지 술 안주 메뉴들이 빠져있었다. 

 

혼밥족을 위한 것 같기도. 이런 센스는 나쁘지 않지. 

 

바 자리 밖에 없다보니 쉐프분이 요리하시는 걸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고. 

 

먼저 나온 바질 토마토와 분다버그.

바질 토마토는 그제도 와이프는 마음에 들어하긴 했었는데

오늘은 그 때보다 더 상큼했다.

좋은 예감. 

 

하나둘씩 준비되고 있는 텐동. 오오.

 

그제는 스페셜이었고 오늘은 붕장어 텐동.

한일자로 누은 붕장어의 자태를 보소. 

 

이 쪽은 우마텐동.

 

요렇게 튀김을 먼저 접시에 덜어놓고 먹으면 된다.

 

온센 다마고도 부셔부셔.  

 

맛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먼저 가지튀김부터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가지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나 하고 생각이 들 정도. 

 

그리고 붕장어튀김도 

그제는 그냥 튀긴 생선살을 먹는 느낌이었다면 

오늘은 장어의 향이 살아있어서 같은 음식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전반적으로

튀김들이 따뜻했고 바삭했으며 원재료의 향을 잘 가지고 있었다. 

밥 역시도 간도 적절했고 조심조심 들어간 시소의 향 또한 괜찮았다. 

 

오늘은 만족을 하고 나왔다. 

아마 오늘이 없었으면 우마텐에 대해서는 안 좋은 인상만 남았을텐데.

그렇지 않다는 걸 느끼고 온 것 같다. 

우마텐은 맛있는 텐동집이 맞다.

 

 

 

내가 느끼는 우마텐 EL의 문제점은

 

일단 테이블이 너무 많다. 텐동은 두 곳이 같은 방식으로 조리되는 듯 하다. 

한 번에 6인분만이 조리가 가능한 것 같고 조리에는 20여분의 시간이 걸린다.

그렇지만 테이블이 많다보니 손님들을 자리에 앉히게 된다. 밖에서 기다릴 때에는 아직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자리에 앉은 이후에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고 느끼게 된다.

이 때부터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은 사람들이 좀 더 불편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자리에 앉았는데 음식이 안나오는 경험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느끼기 쉽다. 

 

애초에 한 번에 6인분 밖에 만들 수 없는 텐동을 메인으로 일종의 이자카야를 운영할 수 있는지 자체가 의문이다. EL에서 고로케도 시켜보려고 했는데 튀김온도가 달라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말을 듣고 포기를 했다. 

똠양꿍 같은 메뉴들도 있는데 텐동집에 적합한 메뉴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리고 튀김의 기본적인 퀄리티도 높여야 할 것 같고. 

 

뭔가 우마텐 EL은 우마텐의 아픈 자식 같은 느낌. 여러가지가 개선되서 우마텐 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업장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