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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Chop, Chop

[강남역] 왓쇼이켄 - 하카타에서 오신 혜자 선생님

 와이프가 음식에 대한 호불호가 확실한 편인데, 가끔 안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할 때가 있음. 

 그럴 때는 무조건 가줘야 됨.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름. 


 갑자기 라멘을 먹고 싶다고 해서. 검색을 마구 해봄. 내가 라멘 킬런데 와이프가 안 좋아해서 마니 못 먹음. 오늘 먹어야 됨. 



그래서 찾은 곳. 강남역 왓쇼이켄. 

저 성님 면발 움켜쥐는 팔뚝보소. 젓가락을 마치 무슨 소X알 움켜쥐듯 움켜쥔 걸 보니 범상치 않은 집 맞는 거 같음. 


위치가 어디냐 하면 강남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쌍용 플래티넘 밸류라는 오피스텔 건물 1층(주소상으로는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음. 쌍 뭐시기 플래티넘? 잘 모르겠음 을밀대 건물이라고 생각하면 됨. 강남 좀 지나다녀 봤으면 을밀대 정도는 알겄지. 모르면 강남역 좀 다녔다고 하면 안 됨. 을밀대는 내 취향이 아니긴한데 암튼 안 됨.



내부 모습. 이 쪽 말고도 다른 쪽에 테이블이 더 있어서 테이블 한 10개 정도는 되는 느낌.



본토 필 나는 라멘집이라면 이런 주문 기계 하나 정도는 있어야 됨. 내가 봤을 땐 이건 감성임. 

이 가게는 일본의 삭막하기 그지 없는 티켓 발권기보다 발전된 화려한 터치 디스플레이로 된 기기를 쓰고 있음. 역시 IT 강국의 라멘집이라고 할만함.



라멘 하나에 7500원, 면 추가해서 9500원. 부타동 7000원, 

솔직히 이건 좀 인정해줘야 됨. 버닝승리 라멘집 가격이 9000원임. 근데 버닝썬 라멘은 양이 졸라 적음. 솔직히 백뭐시기 선생님이 오시면 이것도 비싸다고 하면서 가격 후려치기 해서 주인은 울상짓고 소비자는 미소짓는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겠지만 요 정도 가격은 강남권에서 참 아름다운 가격이라고 할 수 있음. 



한 쪽에는 면뽑는 기계가 있음. 



반찬이 나옴. 특별하진 않음. 사실 김치는 좀 애매하긴한데 이게 또 없으면 서운함.

그리고 돈부리 메뉴로 나온 미역국이 생각보다 맛있었음. 조미료 느낌이 좀 나긴 하는데 많이 짜지는 않았고 칼칼하니 나쁘지 않았음. 


왜 입맛에 잘 맞나 했더니 주인분 입맛이 짜다고 써 붙여 놓으심. 어쩐지 나랑 입맛이 잘 맞더라. 그래도 많이 짜진 않았는데. 

짠 거 안 좋아하는 분들은 주문 할 때 말해달라고도 써 있음. 



후추와 쥐똥고추. 조미료가 다양하게 있지 않은 건 아쉽긴한데. 사실 자주 먹는 편도 아니고. 이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거 같음. 

고추도 맛있긴한데 역시 속담처럼 상당히 매움. 



라멘이 나올 때 까지 그림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봄. 넌 누군가 여기는 어디인가.



나왔다. 면 추가를 했더니 무슨 세숫대야 같은 데에다 주네. 는 좀 오바고 엄청 큰 그릇에 나와서 깜짝 놀랐음. 역시 강남역의 혜자 선생님 맞는 거 같음.



면량이 장난 아닌데. 사진으로 표현이 안되네. 

암튼 면을 엄청 많이 주셨음.



돈부리도 양이 엄청 났음. 특히 고기량이. 사진으로 그렇게 안보이는 걸 보니 내손이 똥손 맞긴한가 봄.



두말하면 입 아픔. 얼른 먹어야지.



국물을 부터 먹어 봄. 

근데.

먹는 순간 느낌이 왔음. 

혼모노다. 

고레와 혼모노다아아---


어설픈 집을 가면 맹탕 국물에 짠맛만 나거나 쇼트닝을 넣었는지 뭘 넣었는지 기름 자체가 느끼함. 근데 이 집은 그런거 없음. 국물의 깊이감도 있고.
감히 말하자면
하카타에서 먹었던 라멘이랑 동급이라고 말을 하고 싶음.



면도 딱 좋게 삶아졌음. 먹기 전에 익힌 정도를 따로 주문할 수 있는 것 같은데 그냥 받은 면 자체도 딱 좋았음.

얇고 씹는 맛이 있는 면. 면 추가를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함.



그리고 차슈도 아주 좋았음. 입에 들어가서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도 좋았고 군내 없이 고기 자체도 맛있었음.



돈부리도 괜찮았음. 맛은 특별한 정도는 아니고 괜찮은 정도이고 고기 질도 차슈에 비해서는 조금 떨어지지 않나 싶은데 일단 고기양이 일단 혜자임. 내 주변에 7000원에 이 정도 양 준다고 하면 달려올 사람 몇 명은 있음.


거기다가 밥도 무한리필 된다고 함. 쩐다.



서빙 보시는 아주머님도 아주 살갑게 대해주시고 친절하셨음. 주방 분위기도 좋아보이고. 음식도 맛있는데 가게 분위기도 좋으면 먹는 사람도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는거임. 괜히 밥먹다가도 실실 웃게되고 그런거임.



거기다가 1시간 무료 주차도 됨. 강남권에서 무료 주차되는 곳 찾기 쉽지 않은데 여러모로 혜자. 


개인적으로 평가를 해보자면

라멘 자체가 후쿠오카에서 먹었던 돈코츠 라멘에 밀리지 않는 느낌임. 특제 소스니 뭐니하는 옵션을 제외하고 기본 메뉴만 생각한다면 이치란이나 신신라멘 같은 곳에 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듬.가격까지 더 저렴함.


물론 본인이 라멘 고수라서 내가 도쿄 어딘가에 있는 골목 라멘집에서 먹었던 인생라멘이 있는데 그거보다 맛있겠어? 라고 물어본다면 응 맞어 그 라멘이 더 맛있음. 그리고 하카타 시장 앞에서 먹었던 500엔에 먹었던 그 라멘이 훨씬 싼데? 라고 하면 응 맞어 그 라멘이 더 쌈. 

 

그렇지만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평균적인 라멘의 수준과 비교하면 뒤지지 않다는 얘기임. 이런 곳이 강남역에 있다니 너무 좋은 거 같음.


세상엔 켄으로 끝나는 형님이 두명 있음. 시미켄 그리고 왓쇼이켄. 기억하겠다.